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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면 우정도 달라진다

by 연연줌마 2025. 6. 27.

인간관계 재정비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합니다.

 

결혼하고, 출산하고,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예전에는 한밤중에도 전화로 수다 떨고, 퇴근 후 맥주 한잔하며 속 얘기하던 친구들과의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어느 순간 “언제 한번 보자”는 말만 수십 번 주고받으며 멀어지는 경험, 해보셨을 거예요.

저도 그랬습니다.
특히 첫째를 낳고 한동안 집 밖을 자유롭게 나가지 못하던 시기에는, 연락조차 드문 친구들과의 거리감이 크게 느껴졌어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부모가 되면 우정도, 인간관계도 재정비가 필요하다.

 

부모가 되면 우정도 달라진다
부모가 되면 우정도 달라진다

 

오늘은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모가 된 이후 인간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거나, 때로는 거리두기를 통해 나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달라진 삶의 리듬, 달라진 우정의 결

아이를 낳기 전엔 ‘친구’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아주 단순하고 명확했습니다.
같이 밥 먹고, 여행 가고, 고민을 나누고, 마음만 맞으면 자주 보는 사이.
하지만 부모가 되고 나면 이 모든 게 어렵습니다.

아이의 낮잠 시간, 수유 시간, 어린이집 하원 시간에 맞춰 하루가 돌아가고,
갑작스런 발열이나 감기, 잠투정으로 외출 약속은 언제든 취소될 수 있죠.
그렇게 자꾸 미루다 보면, 멀어지는 건 금방입니다.

 

<부모가 되면 우정도 유연해져야 한다>

 

-하루 종일 연락하지 않는다고 해서 서운해하지 않아야 하고,

-단답형 메시지에도 마음을 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예전과 같은 방식이 아니어도 관계는 유지될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제 친구들과 자주 못 만나더라도 생일이면 꼭 메시지를 보내고, 아이가 잠든 밤 11시에 10분이라도 통화하며 우정을 이어갑니다.
이전과는 다르지만, 새로운 방식의 우정입니다.

 

2. 더 이상 모든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다: 관계의 정리

아이를 키우는 삶은 시간과 에너지가 늘 부족합니다.
이전엔 에너지가 넘쳐 아무와도 잘 어울렸지만, 부모가 되고 나면 그럴 수 없습니다.
특히 나의 육아를 존중하지 않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관계는 자연스레 거리감이 생기게 되죠.

 

예를 들어,

“아직도 모유 수유하냐?”

“한참 예쁠 때인데 여행도 못 가고 고생하네.”

“애 맡기고 잠깐 나올 수 있는 거 아냐?”
이런 말을 무심코 던지는 사람과의 관계는 오히려 상처가 됩니다.

 

< 인간관계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나의 에너지를 갉아먹는 관계는 과감히 줄이기.

- 같은 육아 동지와 깊이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기.
-오랜 인연이라도 나를 힘들게 한다면 ‘잠시 멈춤’도 괜찮음.

 

관계를 정리하는 게 미안하거나 죄책감이 든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지금은 내 가족과 나를 먼저 돌보는 시기다.”

 

필요하다면 소중한 사람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좋습니다.
“요즘 정신없어서 연락 자주 못해도, 너 생각 자주 해.”

 

이 한 마디면 진심이 전해지고 관계는 이어집니다.

 

3. 새로운 우정, 새로운 공동체 만들기

관계를 정리하고 나면 외로움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달라졌기 때문에, 이제는 지금의 나에게 맞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육아를 하면서 가장 든든한 존재는 ‘비슷한 시기를 겪는 동지들’입니다.
저는 어린이집 학부모 커뮤니티, 지역 육아 모임, SNS 육아 계정 등을 통해 뜻 맞는 부모들과 새롭게 관계를 만들어 갔습니다.
예전엔 한 번도 안 만나본 사람들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공감하고, 응원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우정이 생겨났어요.

 

<새로운 우정의 기술>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나와 비슷한 경험을 나누는 사람을 찾아보세요.

단한 관계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짧은 공감 한 마디, 육아 실패담 공유, 어린이집 물티슈 추천만으로도 ‘연결된 느낌’을 가질 수 있어요.

무엇보다 서로 비교하지 않고 응원할 수 있는 사람과의 관계를 중심에 두세요.

 

그리고 배우자와도 새로운 ‘친밀한 동료 관계’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친구와 보내던 시간이 줄어든 만큼, 부부가 서로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야 할 시기입니다.
대화하고, 웃고, 때로는 서로의 외로움을 알아주는 것, 그것이 부모로서의 인간관계 재정비의 가장 중요한 축이기도 하니까요.

 

 

마무리

 

부모가 된다는 건 단지 아이가 생긴다는 의미만이 아닙니다.
나의 삶의 우선순위가 완전히 바뀌는 일,
그리고 그에 따라 인간관계도 다시 정비되는 과정입니다.

 

모든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내가 지금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사람들과, 진심이 오가는 관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새로운 방식의 우정과, 깊이 있는 연대를 만들어 갈 수 있어요.

 

오늘도 육아와 인간관계 사이에서 힘들지만 씩씩하게 하루를 보내는 모든 부모님께
“당신은 잘하고 있어요”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의 관계 변화는 성장의 과정입니다.
부모가 된 지금, 더 단단한 나로 다시 서는 중이니까요.